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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꾸스 일기장

퇴사짤과 함께하는 보육교사 퇴사 이야기(TMI 주의)

by 이쭈꾸 2021.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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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의 짧은 정교사 생활을 뒤로 하고 퇴사를 했다.

모든 사회생활이 100 중 99의 빡침으로 이뤄져있는 것 처럼

보육교사도 예외는 아니다.

 

여기서 하나

보육교사는 애들이랑 일하니까 회사원이랑 다를 것이다?!

무슨 소립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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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여기저기 치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말이야~~!~!

보육교사는 회사같은 직급이 없어도 똑같이 상사는 있으며

학부모와의 관계는 대부분 수직적이며

모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이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육교사=서비스직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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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이뤄지는 일과진행과

내가 있던 곳의 경우 매달 진행됐던 열린 어린이집(부모참여수업)

월안회의, 교사회의 등등

다 생각나지도 않지만 정말

어린이집이 돌아가는건 선생님들이 있다고 생각이 될 정도로

정말 바쁜 하루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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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그렇다면 당신은 일이 힘들어서 퇴사 했나요?

A : 설마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세상 어딜가든 쉬운 일 없다는 걸 하루하루가 지날 때 마다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보육교사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한다고 하나도 힘들지 않고

만족도 100프로 일리가 없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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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우 건강이 문제였다.

서울에서 짐싸들고 지방까지 내려와서 일하는데

일이 힘들다는 이유로 그만두겠는가.

학생때부터 안좋았던 고관절이 다시 아프기 시작하면서

'와 큰일났다.'라는 생각이

'이야... 이건 퇴사를 해야겠는데?'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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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원인이 있다면 그걸 제거하면 되지만

나의 경우 고관절이 내 몸에서 약한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고관절을 안 쓰는게 최선이라고 의사선생님이 알랴주셨다.

하지만 나는 만 1세 담임. 

고관절에 안좋은 자세를 골라가며 일할 수 밖에 없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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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중순부터 아프기 시작한게

점점 심해지기 시작하면서 퇴사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반 애기들이 만 1세치고 유난히 동적이고, 특이점이 많은 애기들이 있었던 것도

건강에 한몫했다.

아무리 아파도 '그래도 1년은 해야지'하고 마음 다잡았는데

무릎까지 아파오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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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서 물어봤더니

고관절이 하중을 받지 못하니까

고관절에서 받아야할 무게의 나머지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무릎이 아프게 된거라고 하면서

심해질 경우 무릎에 물이 찰 수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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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럴수는 없지.

내 건강 다 버려가며 일할수는 없지.

올해 우리 어린이집에서 방광염>신우신염으로 악화되면서

입원까지해서 너무 고생하신 선생님이 한 분 계셨는데

그걸 보면서 느낀게

'아 내가 아프면 나만 손해구나.'를 너무 뼈저리게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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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정확히 6월 23일 원장님께 퇴사를 말씀드렸고

7월 만근까지하기로 결정되었다.

아 그리고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나 많이 알아봤는데

역시 국가에서 주는 돈은 쉽게 받을 수 없더라^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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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금도 실업급여도 받지 못하는 나지만

퇴사날이 가까워질수록 행복감이 수직상승하더라ㅋㅋㅋㅋ

더 이상 일하면서 아픔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이게 전부지만 넘 좋았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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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그래도 우리 애기들 담임을 하면서

힘들때도 있었지만 많이 웃었고 즐거운 날도 많았기 때문에

한 명 한 명 개성넘치는 우리 애기들을 더이상

당연하게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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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지만 애기들 좋아하는 까까랑 손편지 써서

마지막 날 선물주고 하원도 9명 모두 내가 했다.

이 날 나는 마지막으로 보는거에 아쉬움과 홀가분함이 섞여있었는데

메이트쌤은 학부모들을 보고 좀 실망하셨다.

그래도 담임이고, 마지막 근무일자도 알고 있었으면서

알림장에도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안적고

하원할 때도 고작 "아 그만두신다는거 얘기 들었어요~"라고 하는게 끝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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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말이

'그래도 선물쯤은 있어야하는거 아니야?' 라던가

'알림장에 그런 말도 안쓰고 진짜 너무하네'라는 뜻이 아니다.

그 중에서도 그동안의 감사함을 진심으로 표현해주신 분도 계셨고

애기가 아파서 결원했지만

애기 데리고 마지막 인사하러 와주신 분도 계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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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트쌤 포함 다른 선생님들이 말씀하신

'너무하네'의 뜻은

우리의 보육 서비스가 당연하다고 여기는게 너무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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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등원하고, 당연히 우리가 봐줘야하는 것이고

긴급보육이여도 당연히 보내고

애기가 컨디션이 안좋아서, 열이 많이 나서 절차상 전화하고

가정보육을 해야한다는 말을 전하면 

일이 바빠서 잔뜩 싫은 티를 내기도 하고

우리가 하는 보육서비스는 가정과의 연계라던가

상호협력적인 관계로 생각하지 않고

그냥 애를 맡기는 곳으로 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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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고

당연히 어린이집에도 다양한 부모가 있기 마련이다. 

사람 하나하나 진심으로 대하면서

바꾸려고 하면 나만 힘들고 관계도 틀어진다.

그냥 그렇게 마무리하게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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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가 어쨌든 난 퇴사했다!

나는 이제 백수다!

하지만 앞으로의 날이 걱정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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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의 이유로 퇴사했기 때문에

보육교사로 재취업을 하는 일은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 같다.

하지만 일을 하면서 여러모로 많은 것을 배웠고

좋은 사람들도 만났다.

아이들과 좋은 추억도 쌓았고

내 미래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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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경험이 주는 것이 제일 크다.

일하면서 건강을 잃을 뻔 했지만

그렇다고 보육교사 일을 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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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결혼하는데 한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서

굳이 지방으로 지원해서 일하러 왔고

다시 짐싸서 서울 본가로 가야하지만

내 성향에 맞는 일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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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지금 내가 좋아하는 블로그 일도 시작할 수 있었고

회사와 같이 한 곳에 묶여있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도 모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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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하고 퇴사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퇴사하면서 광명 찾은 이 기분...!

아주 짜릿해.

나도 퇴사를 결정하기까지 많이 고민했지만

만약에 이 글을 보면서 퇴사를 생각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무슨 이유가 되었던 간에

한번 쯤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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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살 날이 더 많고

그 날들을 이왕이면 조금 더 행복하게, 즐겁게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최대한 많이 하고 살 수 있도록

지금의 내가 시도하고 노력해보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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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당시 비주류과를 준비하면서

마음에 새기던 말이 있다.

'행복을 팔아 돈을 벌지 말자.'

이게 아니다 싶은 일을 계속하면서 돈을 벌지 말자.

해봤자 그 돈 얼마 안될거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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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일하시는 분들 화이팅!!

나같은 백수분들도 화이팅!!

오늘 하루도 뭐가 됐던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가 멋집니다.

마지막으로 퇴사퇴사 만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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